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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28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내 생각 원래 당선 당일에 글을 올리려 했으나, 시간은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야, 어쩔 수 없이 이 글을 쓴다. 사실, 언젠가 대한민국에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다. 하지만 그 주인공이 한강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한강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녀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궁금했다. 대체 왜, 무엇이 그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만들었을까? 내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스웨덴 한림원은 그녀가 역사적 트라우마와 맞서 싸우며, 인간 존재의 연약함을 강렬하게 드러낸 시적 산문을 써냈다고 평가했다. 그 말은 내게 강하게 남았다. 그래서 나는 결국, 교보문고에서 한강의 작품을 미리보기로 잠시 들여다보았다. 그 작품이 바로 소년이 온다였.. 2024. 11. 23.
10대의 이성, 그리고 성전적인 생각 학교에서나 친구들과의 통화 중에, 나는 요즘 10대들이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성적인 생각에 빠져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장난식으로 "우리 한번 해볼래?"라고 말장난을 치는 이들도 있지만, 결국 그 선을 넘는 이들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묘한 불쾌감을 느낀다. 그 선을 넘는 이들이 과연 무엇을 추구하는 것인지, 왜 그렇게 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내 친구 중 하나도 그런 이유로 나는 그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 친구가 왜 그런 말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는 나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은 나 자신도 그러한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는 "내가 도대체 무엇을 말한 거지?"라는 자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인간.. 2024. 11. 23.
글쓰기 내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시기는 올해 2024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독서]라는 수필에서도 언급했듯, 나는 [인간실격]을 읽고 나서 '작가'라는 또 하나의 꿈을 품게 되었다. 처음에는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시와 소설까지 손을 대게 되었다. 물론 내 소설이 어디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가끔 학교 선생님들에게 피드백을 받곤 한다. 내가 글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글이 사람의 심리를, 그 복잡하고 미묘한 부분을 가장 자유롭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미술도 마찬가지지만, 미술은 종종 방향을 잃으면 이해하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 감정이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글은 그 무엇보다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다가오고, 나를 표현하는 도구로서 .. 2024. 11. 23.
요즘 들어 나는 꿈을 자주 꾸게 되었다. 그러나 그 꿈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니, 의미 자체가 있는 것인지조차 나는 알 수 없다. 그 꿈들 속에서 나는 자주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마치 어떤 힘에 끌려가듯, 나는 끊임없이 죽음을 맞이하려는 의지처럼 그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순간, 혹은 누군가에게 쫓겨 도망치는 순간,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것이 실제로 살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음의 예고편에 불과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꿈속의 나는 그 끝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 끝에 닿는 순간, 내가 겪는 고통과 공포는 마치 나의 일부가 된 것처럼 무감각해지고, 그것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나는 여전히 존재하는 듯한.. 2024. 11. 23.
독서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남들처럼 독서를 즐기는 편이 아니다. 본업이 작가도 아니지만, 취미로 글을 쓰는 학생인 나로서는 그 점에서 자책할 때가 많다. "너 같은 사람이 작가냐?" 하는 의문은 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난독증 때문에 글을 제대로 읽지도 못하면서, 책장을 넘기며 나는 스스로를 비난한다. 고전들이 즐비한 내 책고지 앞에서 속으로 중얼거린다. "네가 이런 책들을 읽어도, 결국 허상만 쫓는 작가로 남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읽는다. 읽고 또 읽는다. 이해가 가지 않아도, 그저 넘겨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몇몇 책을, 비로소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나를 깊게 흔든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었다. 처음엔 그저 평범한 소설이라 생각했지만.. 2024. 11. 20.
오랜만에 첫사랑을 만났다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는 만날 수 없으리라 여겼건만, 오늘 다시금 마주하게 되어 마음이 설렘으로 차올랐다. 오랜만에 마주한 첫사랑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결국 한마디 말도 나누지 못한 채 그녀를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 순간, 나는 친구들과 밴드 합주 중이었고, 연주를 마치고 내려가 이야기를 걸어볼까 했으나, 그때처럼 다시 용기가 몸을 떠나가 버린 듯했다. 솔직히 내 마음을 고백할까 말까 고민했으나, 몇 마디조차 건네지 못한 내가 무엇을 고백하겠냐는 생각이 들어 그저 마음을 접었다. 첫사랑이 집으로 향할 때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어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그날의 순간은 지금껏 내 마음속에서 아련히 되살아나고 있다. 2024.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