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Miscellany

2024년의 마지막

kiriyyutsu 2025. 1. 1. 01:55

솔직하게 말하자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2024년이 지나가는 이 순간, 나는 그 모든 일들을 손끝으로 더듬어가며 한 해를 마무리하려 한다. 나에게 2024년은 고등학교라는 새 출발이었던 만큼, 단순히 학교의 문을 넘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첫번째로는 고등학교 입학이다. 사실, 나는 2007년생이지만 한 해를 늦게 시작했다. 그래서 2024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그 ‘고등학교’라는 이름을 내 몸에 새기게 되었다. 그렇게 중등과정에서 고등과정으로 넘어갔을 때, 나는 금방 적응을 할줄만 알았지만 아니었다. 학교생활은 중등과정과 비슷했지만 고등학생으로써 더욱 내 자신이 스스로 힘겨운 일들에도 이겨내야 했다. 두번째로는 문학이다. 문득 유튜브 알고리즘에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의 줄거리와 작가의 일생을 다루는 영상이 떠서 그 영상을 봤다. 그러고는 문학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책을 손에 쥐기 시작했다. 그동안 읽지도 않던 책을, 그것도 문학적인 글을.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는 마치 다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내 이야기를 대신 말해주는 듯했고, 시의 한 구절이 내 마음을 찢어놓는 순간도 있었다. 내가 좋아했던 것, 내가 알고 있었던 것, 그리고 내가 한 번도 떠올려보지 않았던 것들이 책 속에서 한꺼번에 나를 맞이했다. 그때부터 문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내 안에서 살아 숨쉬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내 안에 일어난 변화와 함께, 그 밖에서의 일들은 늘 그렇듯 나를 흔들어 놓았다. 좋았던 일도, 나쁘던 일도 있었다. 내가 살아가야 할 방식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자신감은 사라져갔고, 자주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방황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안 좋은 일들은 계속해서 나를 찾아왔고, 그저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모든 일들이, 내가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았을까?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장이 열리며 나는 고립과 불안 속에서도 조금씩 다른 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어딘가에 맞추려고 애쓰지 않고, 내 안에 쌓여 있던 생각들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문학이 나에게 주었던 위안이 그런 방식으로 나를 치유한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2025년이 되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어쩌면 그 모든 일이 나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느낀다. 2024년이 떠나간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일 뿐이다. 내가 찾고자 했던 나를 이제야 조금씩 마주하게 된 듯하다. 그리고 2025년을 맞이하는 이 순간, 나는 여전히 그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