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Miscellany

내가 밴드를 하는 이유 (2024.11.10의 내가)

kiriyyutsu 2024. 11. 10. 22:44

나의 밴드 활동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아직 유명한 것도 아니고, 굳이 말한 적도 없으니 말이다. 현재는 학교 밴드부에서 활동 중이지만, 성인이 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얼마 전 밴드부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내가 밴드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자는 제안을 하였기에, 나 또한 그 이유를 적어보려 한다. 다만 그 전에, 내가 어떻게 밴드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이야기하겠다. 어린 시절, 유치원을 다니던 시기였다.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영상들을 보다가 우연히 록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첫 곡은 Green Day의 'Basket Case'였다. 그때는 단지 그 노래가 좋아서 하루 종일 이 곡만 반복해서 들었다. 이후 Nirvana를 접하게 되면서 나는 록 음악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13살 무렵, 초등학교 친구와 함께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인해 밴드에 대한 꿈이 자리 잡았다. 물론 음악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힙합에 빠져 래퍼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힙합 곡들을 만들기도 했지만, 16살이 되어 Nirvana의 공연 영상을 다시 보게 되면서 밴드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 나는 그리하여 밴드 활동에 대한 결심을 하게 되었고, 중등과정에서부터 학교 밴드부에 몸담아 활동을 시작하였다. 물론 처음에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내가 존경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영상에서는 각자의 포지션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우리가 합주할 때는 박자가 어긋나기 일쑤였다. 친구들은 재능 부족을 탓했으나, 나는 그저 연습에 매진하며 이를 극복하려 하였다. 그 결과 조금씩 실력이 나아졌고, 학교에서 열린 공연 무대에까지 서게 되었다. 한 번은 친한 친구와 함께 내 집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그에게 슬쩍 물었다. "우리 나중에 밴드할래?" 이 말은 학교 밴드부를 넘어선,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염두에 둔 제안이었다. 친구가 흔쾌히 수락하자, 나는 다시 물었다. "만약 우리가 유명해진다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친구는 자신 있게 감당할 수 있다며 흔쾌히 동의하였다. 우리는 그렇게 고등과정에 올라와 함께 밴드부를 결성하였고,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럼, 내가 밴드를 하는 이유를 말해 보겠다. 첫 번째 이유는 Nirvana, 특히 커트 코베인의 영향이 크다. 커트 코베인의 무대 퍼포먼스와 기타 솔로는 내게 강렬한 영감을 주었고, 부모님께 기타를 배우고 싶다는 말을 꺼내게 만들었다. 학원에 다니며 "나는 제2의 커트 코베인이 될 거야!"라는 다짐으로 연습에 몰두했었다. 커트 코베인은 나의 영원한 우상이자, 내 인생의 큰 지표가 되어준 인물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음악을 혼자 할 때보다 밴드를 할 때의 즐거움 때문이다. 밴드 멤버들이 함께 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고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내겐 늘 즐거워 보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언젠가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내가 밴드를 하는 이유는 이 두 가지에 있다. 유명세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내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멤버들과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는 것이다.